de-construction
-
‘부서진 시사 조각들’에게 묻다Critic & Memory 2022. 11. 20. 06:07
김진호. 프리랜서작가. 민중신학자 ‘시사’(シーサー, Shisa)는 오키나와의 대표적 상징물로,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액막이 신과 같은 존재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런 의미였던 것은 아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14~15세기) 시사의 표상들은 모두 류큐 왕국과 군주를 상징하고 있다. 즉 국가와 군주의 권위를 상징하는 존재다. 그러니 당연히 백성들은 누구라도 시사 상을 자신의 집이나 영역에 세울 수 없었다. 오직 왕을 위한 존재인 것이다. 17세기, 에도 막부시대(江戸幕府時代)에 일본 본토 남부 끝단의 정치세력인 사쓰마 번(薩摩藩, 오늘의 가고시마 지역)의 침공을 받아 류큐 왕국은 항복을 선언하고 막대한 공납물을 바쳐야 했다. 왕국은 존속할 수 있었지만 일종의 봉신국이 된 나라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