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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살, 다시 부르는 노래Critic & Memory 2022. 11. 20. 05:47
김정혜 큐레이터 천정에 매달려 있는, 이미 생명이 사라진 검은 열매들을 따라 경사진 길을 내려가면 무심한 조명이 비치는 하얀 벽과 마주하게 된다. 자우녕의 《최선의 관계》전은 소실을 지나 소멸과 맞닥뜨리는 순간에서 시작된다. ‘관계’, 더구나 최선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에 모든 관계가 끝나버린(것이 분명할), 나무에서 떨어진 열매를 길잡이로 끌어들이는 것으로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의 질문을 툭 던져 놓는다. 이어지는 공간에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포르투갈의 메세자나, 일본의 오키나와, 한국의 우도를 다니며 수집한 낯 선 호기심들이 그 만의 방식으로 재구성되어 놓여 있다. 그에게 수집은 목적도 의미도 아니다. 우연한 호기심과 가벼운 시선에서 요청된 행위들이다. 자우녕의 행위는 시작에 집중하고 과정을 채..